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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사라지고 공방만 남았다"…대한축구협회 청문회, 구조적 문제 규명은 끝내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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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과 조직 운영의 투명성을 검증하기 위해 열린 국회 청문회가 정작 핵심 쟁점보다 정치 공방과 감정 섞인 질의에 무게가 실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30일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번 청문회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협회의 행정 시스템, 의사결정 구조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감독 선임 과정이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한 절차와 정해성 전 위원장 사퇴 이후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에게 권한이 넘어간 배경, 그리고 정몽규 전 회장이 어느 시점에서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 등이 핵심 검증 대상이었다.

이와 함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설계 도면 변경이 이뤄진 경위와 국고보조금 사용 문제, 대한축구협회 채용 절차,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인사들의 협회 임원 취업 과정 등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축구종합센터 설계 변경 시점과 보조금 집행, 직원 채용 확대 과정 등을 근거 자료와 함께 질의하며 추가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청문회는 기대했던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감독 선임 실무를 담당했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해외 취업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는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전 감독에게 집중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홍 전 감독에게 자택 인근에서 이 전 이사를 만난 경위와 별도의 프레젠테이션 없이 감독으로 선임된 과정 등을 물으며 절차적 정당성을 추궁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자신은 전력강화위원회 소속이 아니었고, 협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제안을 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질의 과정에서는 절차상 문제를 인정하거나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감독 선임 과정의 적법성과 권한 위임 문제는 실제 절차를 설계하고 집행한 협회 관계자가 설명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에서 질문 대상이 적절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경기력과 월드컵 탈락 원인을 둘러싼 질의 역시 본래 청문회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당시 촬영된 영상을 제시하며 손흥민과 이재성의 결장이 보복성 선수 기용 때문이었는지를 질의했다.



이에 김진규 전 대표팀 코치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특정 선수의 결장만으로 패배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질의 과정에서는 "왜 졌느냐", "축구 팬들이 틀렸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반복됐고, 답변 도중 여러 차례 발언이 끊기기도 했다.

위원장 역시 청문회의 목적은 경기 결과 자체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시스템의 문제를 확인하는 데 있다고 정리했다.

청문회 초반에는 축구협회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정치권 공방도 이어졌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월드컵 탈락과 관련한 정부 책임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을 거론했고, 이후 정부 인사 문제와 문화계 인사설까지 질의를 확대했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고, 양측은 고성을 주고받았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사안의 본질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하며 정리를 시도했다.

일부 질의 표현도 논란을 낳았다.

홍 전 감독에게 과거 ‘영원한 리베로‘, ‘덕장‘, ‘지장‘이라는 평가를 기억하는지 묻거나 현재는 ‘졸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발언이 이어졌고, "국민을 분통 터지게 한 원흉"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임생 전 이사에게 감독 선임 권한이 넘어간 과정이 불법이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적으로 언급했고, 정몽규 전 회장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인사들의 협회 재취업 문제를 두고는 이해충돌 여부와 취업 심사 절차, 실제 업무와 보수 체계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축구종합센터 설계 변경과 국고보조금 사용, 협회 채용 절차, 문체부 출신 인사의 협회 임원 취업, 대한체육회의 관리·감독 문제 등 후속 검증이 필요한 사안들이 적지 않게 제기됐다.

다만 감독 선임 과정의 책임 소재와 의사결정 구조,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 협회 이사회의 실질적 기능 등 팬들이 궁금해했던 핵심 의문은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감정적인 공방과 정치적 논쟁이 이어지는 사이 정작 청문회의 본래 목적이었던 구조적 문제 규명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랬다. 축구 팬들이 기대했던 것은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장면이 아니라 명확한 사실 확인과 책임 규명이었지만, 이번 청문회는 그 기대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핵심은 사라지고 공방만 남았다"…대한축구협회 청문회, 구조적 문제 규명은 끝내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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