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빵집 회동’ 전말 공개…이임생, “정몽규 전 회장 직접 지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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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핵심 인물인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전 이사는 이른바 ‘빵집 회동’ 이후 정몽규 전 회장이 직접 홍명보 전 감독의 선임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이사는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 간 분쟁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소송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2024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시간 순서대로 상세히 담겼다. 현재 경찰 수사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협회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이사가 서면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이사의 설명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정몽규 전 회장의 역할이다. 그는 감독 선임 업무를 맡게 된 배경으로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연락 두절을 들었다. 당시 전력강화위원회는 최종 후보 3명을 추려 홍 전 감독을 우선 협상 대상으로 보고했으나, 정 전 회장이 사실상 반려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고 이후 정 전 위원장이 돌연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천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 전 회장이 ‘돌고 돌아 홍명보예요?’라고 했다”며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으나, 이 전 이사의 설명은 이와 결이 다르다. 정 전 위원장이 물러난 뒤 업무를 이어받은 이 전 이사는 정 전 회장으로부터 “최종 후보 3명 모두와 계약이 가능하도록 면담하고 오라”, “누구와도 계약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게 협상해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메신저를 통해 “한국 축구를 위한 이임생 TD의 판단을 믿는다”는 말도 들었다며, 이를 특정 후보 선택 지시가 아닌 후보자들의 진정성을 확인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전 이사는 최종 후보 3명과 모두 면담하기로 했다. 거스 포옛과 다비드 바그너는 이미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협회의 반복된 요청을 거절하던 홍 전 감독과의 만남이 관건이었다. 이 전 이사는 정 전 회장의 지시를 이행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홍 전 감독을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선정한 점을 고려해 최영일 당시 부회장에게 주선을 부탁, 늦은 밤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베이커리에서 면담을 성사시켰다. 이 ‘빵집 회동’은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달리 정식 면접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적 형평성 논란의 핵심 쟁점이 됐다.
결정적인 상황은 회동 다음 날 벌어졌다. 이 전 이사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소속 구단에서 풀어준다면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를 보고받은 정 전 회장은 “그러면 홍명보 감독으로 하라. 자세한 것은 김정배 부회장과 상의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이후 김정배 당시 상근부회장이 후속 업무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이 전 이사 측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 전 감독 선임을 정 전 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기존 의혹과는 달라진다. 적어도 최종 단계에서는 정 전 회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선임을 승인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전 이사가 소송 참가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체부는 특정감사를 통해 이 전 이사가 권한 없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해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이 전 이사 측은 “상부의 지시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또한 이 전 이사가 당시 면담 과정에서 작성한 자필 기록이 존재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향후 법정 공방의 중요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정 전 회장, 이 전 이사 등이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으며, 지난 5일 홍 전 감독을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6일에는 천안 축구종합센터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흥미로운 점은 정 전 회장을 둘러싼 두 가지 주장이 반드시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홍 전 감독 선임에 부정적이었던 정 전 회장이, 이후 이 전 이사의 보고를 받고 최종 단계에서 결정을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은 이 전 이사 측 주장과 관계자들의 전언이 섞여 있어, 당시 실제 대화 내용과 자필 기록, 협회 내부 문서가 향후 경찰 수사와 법정에서 어떻게 확인되느냐에 따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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